유벤투스의 노골적인 손흥민 경계에 담긴 의미
개피곤 2018-03-09 09:50:29 1940 0

'한국축구의 희망' 손흥민은 유독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보이는 장면이 많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5 호주 아시안컵, 2016 리우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손흥민은 언제나 마지막 경기에서 팀이 패배를 당하며 탈락한 직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울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보통 감정표현에 소극적인 한국 선수들 중에는 드물게 손흥민은 자신의 감정을 그라운드 위에서 솔직하게 드러내곤 했다.

지난 8일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손흥민의 눈물 스토리에 또다른 한 페이지를 추가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홈구장인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16강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2로 역전패하며 1, 2차전 합계 4-3으로 밀려 8강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전반 39분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토트넘 팀내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에도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경기가 끝난후 그라운드에 그래도 주저앉아 허탈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손흥민의 모습은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손흥민의 활약상만큼은 영국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소속팀 토트넘은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손흥민이 눈물을 훔치고 있는 사진과 함께 인터뷰를 게재했다. 손흥민은 "이 팀과 팬들과 경기력에 자부심을 느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데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 되찾은 손흥민

토트넘은 비록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다시 한 번 손흥민의 성장세를 확인했다는 것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손흥민은 시즌 중반 에릭 라멜라와 루카스 모우라의 연이은 가세로 잠시나마 주전 경쟁에 다시 적신호가 켜지는 듯했던 순간도 있었다. 지난 유벤투스와의 원정 1차전에서 손흥민은 라멜라에 밀려 선발 자리를 내줘야했고 교체로 7분 정도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손흥민은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되찾았다. 선발로 복귀한 로치데일과의 FA컵-허더즈필드와의 리그에서 잇달아 멀티골을 터뜨리며 포체티노 감독에게 확실한 무력시위를 과시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이 얼마나 더 잘해야 선발이 될 수 있는가?"라며 포체티노 감독에게 대놓고 질문을 던졌을 정도다. 

손흥민은 유벤투스와의 2차전에서도 당당히 선발로 나섰고 선제골을 터뜨리며 주전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골은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기록한 첫 득점이었다. 최근 3경기 연속골이자 이 기간에만 무려 5골을 몰아쳤다. 손흥민은 올시즌 16골을 터뜨렸는데 이중 14골(87.5%)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영국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몰아치며 영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단지 골장면 외에도 이날 경기를 통틀어 토트넘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가 손흥민이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죽하면 안드레아 바르잘리 등 유벤투스 수비수들이 경기 중 손흥민을 몇 차례나 고의적으로 가격하는 비매너 행위를 저지르기도 했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라는 빅매치에서 유벤투스같은 우승후보급 강팀이 손흥민에게 노골적인 '에이스 킬러'짓도 불사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손흥민이 위협적인 선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레전드급 선수들도 인정한, 손흥민의 실력

영국에서 챔피언스리그를 중계하는 BT 스포츠의 패널이었던 게리 리네커와 리오 퍼디난드, 스티븐 제라드 등도 일제히 손흥민의 활약을 극찬했다. 퍼디난드는 "손흥민은 오늘 토트넘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수였다. 특히 전반전의 플레이는 아주 좋았다"고 호평했다. 

진행자인 리네커는 "키엘리니와 부폰(이상 유벤투스)을 잇달아 바닥에 나뒹굴게 한 것만 봐도(그만큼 손흥민을 막기 위하여 몸을 날려서 바쁘게 움직여야했다는 의미) 정말 잘했다"고 거들었다. 제라드는 "손흥민이 공이 있을 때나 없을 때 모두 열정적으로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혼란시켰다"고 평가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이자 EPL의 레전드급 선수들에게도 이구동성으로 인정받을만큼 손흥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흥민에게 눈물은 좌절의 의미가 아니라 또다른 동기부여의 계기가 되곤 했다.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손흥민은 중요한 경기에서 패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라운드에서 자주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울보' 이미지 뒤에 숨겨진 손흥민의 강인한 면모는, 아쉬운 실패를 겪고 난 뒤에도 낙담에 그치지 않고 항상 보란 듯이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첫 월드컵 무대였던 '2014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 1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유일하게 통곡했던 선수였다. 하지만 어느덧 4년 뒤에 한국축구대표팀의 에이스로 성장하여 팀을 다시 한 번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패하여 눈물을 흘렸을 때도 여론의 질타와 소속팀 내 주전경쟁-현실로 다가온 병역문제 등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몇 달 후 소속팀에서 보란 듯 재기하며 2016-17시즌 21골로 역대 한국인 유럽파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손흥민의 '멘탈'이 강인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비록 유벤투스전은 손흥민에게 또 한 번의 아픈 추억을 안겨줬지만, 그에겐 아직 남아있는 시간과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토트넘은 올시즌 리그 톱4 경쟁과 FA컵 우승도전이 현재진행중이고, 대표팀에서는 6월 러시아월드컵과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토트넘과 국가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한 손흥민에게는 이미 지나간 경기의 아쉬움에 오래 얽매여 있을 시간이 없다. 또 한 번의 눈물을 뒤로 하고 더욱 강인해져서 돌아올 손흥민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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