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현민, 무관심 설움 털어내고 '히든 카드' 될
miseung 2016-08-31 10:21:39 2464 10

[프로농구] 김태술에게만 쏠린 관심, 상대적으로 소외된 이현민

[오마이뉴스김종수 기자]
 

 새로이 KCC에 합류한 이현민은 김태술에게만 쏠린 관심을 실력으로 뒤집을 수 있을까?
ⓒ 전주 KCC


'상대적 무관심, 기량으로 뒤집어라.'

베테랑 가드 이현민(33·178cm)은 최근 전주 KCC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국가대표 출신 가드 김태술(32·180cm)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둥지를 옮기게 됐다.

'골리앗' 서장훈(42·207㎝) 등이 그랬던 것처럼 그는 본의 아니게 '저니맨'이 됐다. 2006년 창원 LG에서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할 때까지만 해도 승승장구가 예상됐지만 이후 인천 전자랜드, 고양 오리온, 서울 삼성 등 많은 팀을 오가게 됐다. 기록상 그는 10개팀 중 절반에 해당하는 팀의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상태다.

특히 이현민 개인으로서는 KCC로 오게 된 과정 자체가 상당히 씁쓸하다. 그는 지난 6월 9일 오리온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이현민 역시 당연히 다음 시즌은 삼성에서 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5일후 그는 다시금 KCC로 유니폼을 바꿔 입는 상황을 겪고 만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팀을 두 번이나 옮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이현민은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내가 필요해서 선택을 한 것 아니냐"며 KCC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지라 만약 이현민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였다면 이렇듯 유니폼을 자주 갈아입지도 못했을 것이다.

팀을 자주 옮긴 것보다 더 마음 아픈 것은 언론의 관심이 온통 김태술에게만 쏠려있는 분위기다. 보통 트레이드가 이뤄지면 양 선수에 고르게 시선이 쏟아지지만 두 선수 간에는 김태술에게 심하게 편중되어있다.

언뜻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두 선수간의 이름값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 몇 시즌 간 명성에 비해 활약을 못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김태술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번 중 한 명이었다. 갈수록 리딩형 가드가 귀해지는 시점에서 김태술은 패싱게임으로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흔치않은 타입의 정통 포인트가드다. 강동희(1966년)-이상민(1972년)-김승현(1978년)으로 이어지는 대형 포인트가드 ´6년 주기설´의 한 축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창 때의 김태술은 폭넓은 시야를 통해 게임 전체를 지배했다. 강약을 조절해 팀 공격을 지휘했으며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송곳 같은 어시스트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거기에 빈공간을 파고드는 능력까지 겸비해 수비가 느슨해지는 틈을 타 돌파 후 직접 올려놓는 레이업슛이나 미들라인에서 던지는 뱅크슛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반면 이현민은 주전급으로 뛰기에는 공수에서 조금씩 아쉬웠다. 특히 170cm대의 신장은 수비시 단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았는데 그로인해 매치업 상황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다. 출장시간이 줄어들다보니 마음이 급해졌고 그로인해 신인때 보여줬던 겁 없는 플레이가 이후 잘 나오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껏 프로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이현민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선수다. 멘탈적으로 무장이 잘되어 있고 짧은 시간 코트에 나서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어차피 KCC의 주전 포인트가드는 전태풍(36·178cm)이다. 수비가 필요할 때는 신명호(33·183cm)가 전면에 나서기도 하고 몸 상태에 따라 장신가드 김민구(25·191cm)가 리딩에 적극 참여할 수도 있다. 이현민은 잠깐을 나서더라도 집중력을 가지고 플레이에 임해 주전, 비주전간의 격차만 줄여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일단 이현민은 지난 시즌 뛰었던 김태술에 비해 연봉이 현격하게 적다. 높은 연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경기에 많이 출전해야 했던 김태술과는 상황이 다르다. 거기에 3점슛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만큼 외려 KCC에 '진짜 필요한 퍼즐'이라는 의견도 많다. 김태술 같은 경우 오픈찬스에서도 슛이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팀플레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바 있다.

현재의 KCC는 안드레 에밋(34·191cm)의 팀이다. 알면서도 막기 힘든 수준의 돌파력을 자랑하는 그는 혼자서 상대 수비 둘 정도를 달고 다닌다는 점에서 많은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 에밋에게 수비가 몰렸을 때 외곽 빈공간에서 오픈 3점슛만 잘 넣어도 상대팀에서는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안타깝게도 지난 시즌에는 이런 플레이가 잘 안됐다. 3점슛 전문 선수 김지후(26·187cm)가 부상으로 거의 출전을 못한 가운데 김태술, 신명호 등 가드진들의 외곽슛이 너무 부정확했다. 때문에 전태풍, 김효범(33·195cm) 등 일부 선수들의 3점슛에 대부분을 의존해야하는 불균형이 이뤄졌다. 상대팀들 역시 이를 이용해 김태술, 신명호 등은 아예 오픈에서도 버려두는 수비를 하는 등 지켜보던 KCC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수비전문 선수인 신명호야 그렇다 치더라도 팀의 간판급 네임밸류를 자랑하던 김태술의 부진은 굉장히 뼈아팠다.

하지만 이현민이 코트에 선다면 상대팀에서는 예전 김태술처럼 대놓고 무시할 수 없다. 이현민은 적어도 오픈 3점슛은 꼬박꼬박 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거기에 이를 이용해 예리한 패스도 골밑에 넣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름값은 밀리지만 KCC 가드진이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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