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칼럼]부산 사직구장에 마스터 플랜은 없다
티키타카 2016-06-16 17:52:49 1952 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늘 우승에 목 마르다. 1992년 이후 23년 동안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KBO리그 최강의 팬을 보유했지만 롯데는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다. 새 사령탑인 조원우 감독 아래 올 시즌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는 롯데.  그들의 애환과 기쁨, 잘 알려지지 않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김진성의 자이언츠 스토리'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부산일보 김진성 기자]얼마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부산 사직야구장 임대 계약과 관련한 모임이 있었다. 부산시에서 주도한 모임이었는데, 이 자리에는 시민단체, 시청 공무원, 언론인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의 요지는 연말까지 사직구장 임대와 관련해 롯데와 재계약을 해야하는데, 임대 계약 용역을 앞두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것이었다.

 

 사직구장은 2008년부터 롯데가 위탁 관리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롯데는 임대료로 연간 10억 원가량을 내고 있다.

 문제는 부산시와 롯데 간의 독특한 위탁 관리 방식에 있다. 롯데는 연간 임대료로 10억 원가량을 내고 있지만 실제로 부산시에 돈을 주지는 않는다. 임대료만큼 사직구장 시설 개선에 돈을 쓴다.

 

 사직구장은 1985년 10월에 준공돼 30년 이상 된 낡은 야구장이다. 야구장이 오래되다보니 화장실을 개·보수하거나 의자를 바꾸는 등 시설 개선에 임대료가 쓰여지고 있다. 대신 광고권이나 편의시설 운영권 등은 롯데에게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이러한 형태로 위탁 관리를 하는 곳은 없다. 시설 개·보수는 해당 지자체가 하고(야구장 소유가 지자체이기 때문), 야구장을 사용하는 구단으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산시가 예산이 없다보니 사직구장 시설 개·보수를 임대료로 떼우고 있는 것이다.

사직구장_전경.jpg

 

부산 사직구장 전경. 롯데 자이언츠 제공

 

 

 부산시가 주도한 모임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임대료 책정을 위한 용역이 철저해야 한다", "광고수익 등 임대료 책정에 대한 기초 자료를 롯데 측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10년 이상 장기계약을 해야 제대로 된 시설 개·보수가 가능하다", "부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계약이 되어야 한다" 등등.

 

 하지만 모임이 진행될수록 알맹이가 빠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직구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계약을 어떻게하느냐?, 임대료를 얼마나 받아야하는냐?"가 아니다. 30년 이상된 낡은 사직구장을 앞으로 어떻게해야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직구장에 대한 마스터 플랜도 없는 상황에서 계약 기간과 임대료 책정이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한국판 'AT&T파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

 수년전까지만해도 사직구장에 대한 여러가지 구상들이 나왔다. 가장 설득력이 있었던 청사진은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북항 내에 새로운 야구장을 세운다는 발상이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북항 오페라하우스 인근에 2만 8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구장을 조성한다는 구상이었다.

 

 바다와 인접해 있는 이 곳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AT&T 파크'처럼 홈런을 때리면 바다에 빠질 수 있는 입지를 가지고 있었다.


 한때 오페라하우스 무용론이 대두되면서 북항 내 새 야구장 건설은 힘을 받았다. 오페라하우스를 짓지 않는다면 롯데가 야구장 건설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롯데는 2008년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1천억 원을 출연하기로 부산시와 협의해 현재 700억 원을 기부한 상태다.

 북항 내 새 야구장 건립은 부지 매입 문제와 과다한 건축 비용 등이 부각되면서 현재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서부산권을 야구메카로….

 북항은 부산 도심과 가까워 입지 조건은 좋지만 야구장이 들어서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었다. 부지 문제다. 야구장이 들어설 부지는 부산시가 아닌 해양수산부 소유여서 부지 매입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야구장 건축 비용도 만만찮다. 북항은 바닷가에 근접해 있어 바람이 강하고 많다. 이 때문에 야구장 지붕을 절반 이상은 덮어 시공해야 한다. 그만큼 건축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다.

 

 북항 내 야구장 건설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부산 강서구 일대 서부산권 내 야구장 건설이다.

 서부산 부지 대부분은 부산시 소유여서 별도의 부지 매입 비용이 없다. 여기다 북항처럼 바람이 심하지 않아 건축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도심 외곽에 있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사직구장의 재건축 방안
 사직구장의 재건축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직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운 야구장을 짓자는 것이다. 

 사직구장은 타 구단 야구장과 모양이 조금 다르다. 2만 6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직구장은 좌우 담장까지 95m, 가운데 담장까지 118m이다. 담장 높이가 펜스 상단 철망을 포함해서 4.8m다.  외형은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과 비슷하다.

 
 하지만 사직구장은 준공 당시 야구는 물론 축구나 럭비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함께 열릴 수 있는 다용도 종합경기장으로 지어졌다. 이 때문에 관중석의 위치와 각도 등 야구 전용구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사직구장이 30년 이상 오랜된 데다 야구전용구장이 아니라면 다른 곳에 갈 필요없이 도심에 위치한 현재의 자리에 재건축을 하자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재건축 공사 기간 동안에는 사직구장 인근에 있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위해 지어진 것으로, 현재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5만여 관중을 수용할 수 있어 관중 수용 문제나 접근성 등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사직구장에 마스터 플랜부터 마련돼야
 올해 넥센 히어로즈의 서울 고척스카이돔과 삼성 라이온즈의 라이온즈파크가 첫 선을 보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 롯데-넥센의 개막전인 열렸던 날 고척스카이돔을 찾았을 때 부러웠다.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팬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대구 라이온즈파크도 마찬가지다.

고척돔.jpg

 

고척스카이돔 전경. 연합뉴스 제공

 

 

 KIA 타이거즈는 2014년 광주-KIA챔피언스필드를 준공했고, NC 다이노스는 2018년 창원에 신축구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KBO리그 구단 상당수가 새로운 야구장을 지어 팬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와 롯데는 아직 그러한 계획조차 없다.


 지난해 12월 스포츠산업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프로스포츠단 출자 또는 출연, 프로스포츠단 운영 등에 드는 경비를 보조해 줄 수 있게 됐다. 특히 지자체는 공공체육시설의 효율적 활용과 프로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2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관리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고, 관리를 위탁할 때는 수의계약을 우선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프로구단에 대한 지원 여건이 개선된 만큼 새 야구장 건립을 위한 여건 또한 좋아진 것이다.

 

 이제 부산시와 롯데의 의지에 달렸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사직구장 화장실 개·보수와 LED 조명등 교체를 위해 30억 원을 투자했다. 부산시와 장기 임대 계약을 맺으면 1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배관 공사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부산시와 롯데가 잊은 것이 있다. 사직구장 개·보수에 앞서 마스터 플랜부터 마련하는 게 순서다. 사직구장이 낡고 노후화됐다는 것에는 다들 공감하면서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기본 계획은 전혀 없다. 사직구장을 옮길 것인지,  옮긴다면 언제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없이 시는 롯데와의 임대 계약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시는 올해 롯데와의 임대 계약 협의 때 사직구장에 대한 마스터 플랜도 함께 논의하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반가운 일이긴하나, 이번에 사직구장에 대한 마스터 플랜이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끌면서 또다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에 당부한다. 의지를 갖고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 롯데도 마찬가지다. 시가 의지를 갖고 추진할 때 최대한 '보폭'을 맞춰야한다.

 다시는 롯데 경기를 보지 않겠다면서도 경기 시간이 임박해지면 또다시 롯데를 찾는 '최강의 롯데팬'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말이다.

추천+0 추천하기 페이스북 SNS공유하기
댓글(0)
(0/500bytes)
종목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445 스페인 VS 터키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8 1495 0
444 체코 VS 크로아티아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8 1758 0
443 이탈리아-스웨덴 MOM Lv11 ★축구왕★호날두루미 2016-06-18 2016 0
442 유로2016 최고의 스타 Lv11 ★축구왕★호날두루미 2016-06-18 1711 0
441 꼬마 전력 보강 Lv9 티키타카 2016-06-17 1532 0
440 독일 VS 폴란드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7 1592 0
439 워킹 루니 Lv3 이브라히모비치맥 2016-06-17 1645 0
438 잉글랜드 vs 웨일스 UEFA 공식 MOM Lv3 이브라히모비치맥 2016-06-17 1684 0
437 우크라이나 북아일랜드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7 1935 0
436 잉글랜드 VS 웨일즈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6 1744 0
435 [롯데 칼럼]부산 사직구장에 마스터 플랜은 없다 Lv9 티키타카 2016-06-16 1952 0
434 유로 2016 A조 하위팀들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다 [1] Lv8 샤벳포에버 2016-06-16 1976 0
433 브라질, '성적부진' 둥가 전격 경질...후임 티테 Lv13 GodDamn 2016-06-16 1855 0
432 웨스트햄, 페굴리 영입 발표… 3년 계약 Lv13 GodDamn 2016-06-16 1759 0
431 석현준, 루마니아 슈테아우아 임대 급물살 Lv13 GodDamn 2016-06-16 1796 0
430 프랑스 알바니아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6 1568 0
429 루마니아 스위스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6 2308 0
428 러시아 슬로바키아 선발 라인업 Lv5 트레비 2016-06-15 1874 0
427 2002년 월드컵 다큐 (무조건 봐줘야함) Lv13 GodDamn 2016-06-15 1488 0
426 이탈리아 대표팀 간지남 Lv10 축구왕쌈유 2016-06-15 2017 0
Bet Slip
베팅볼
보유볼
0
배당률 합계
0 배
예상당첨볼
0
베팅하기
베팅필드에 변경 된 내용이 있습니다.
변경사항 확인
로딩중...

알림

닫기